2009년 8월 말.
BS/MS 합격소식에 들뜬 마음에 있던 나.
들뜬마음에 덜컥 미리 걱정도, 사전 조사도 하지 않고,
그냥 맘에 드는 대학원 과목을 쾅 수강결정.
MUS119 <<< HIS236 << CSE306 < CSE508 << CSE525
악몽의 전주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것도 모르고 대학원과목을 듣는다는 들뜬마음에 희희낙낙.
학기가 시작되었더랬다.
새로운 마음으로 각오를 다지며 어느때보다 학업에 매진했으나,
내가 왜! 후기 중세 유럽 역사를 내가 왜! 배워야 하는 걸까.
왜 대학원(CSE525)은 가르쳐 주지도 않은걸 시험을 보는 걸까.
왜 그룹 프로젝트도 혼자서 해결해야만 하는 걸까.
사람들은 왜 밤에 자는 걸까.
남들은 뉴욕에, 석사에, 부러워하는데 왜 현실은 시궁창일까.
사람이 말을 안하고 며칠동안 지낼 수 있을까.
나만 이렇게 어렵게 느끼는 걸까.
수많은 의문에 둘러싸이며 자아 상실.
너무나도 많은 밤을 샌 까닭에,
한국에 돌아왔지만 이미 몸 컨디션은 한국의 시간대.
더욱 깊어진 다크서클. 줄넘기 해도 되렸다.
그런데 깊어진 다크서클 만큼이나 푹꺼진 나의 성적 곡선은 뭐지?
하지만 이제 1년도 안남았다. 기다려줘.
한국에 즐거운 마음으로 왔건만,
한편으론 졸업을 하지 못할까봐 맘을 졸였더랬다.
그런데 왜 이상한 과목, 1학점 짜리가 F가 떠 있는거니.
훗, 이럴리가 없지, 전산오류겠지. 메일 보내 놓으면 잘 처리 되겠지.
다른과목 성적 처리에 신경을 곤두세웠더랬다.
그러나 어느날 왠 내가 숙제를 내지 않아서 F였다는 청천벽력.
난 냈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곧이어 졸업 취소라는 아주 짧은 글귀의 메일 도착.
이럴수가. 왜 나에게 이런일이.
설마 한학기를 더 다녀야 하는 것인가.
그 지옥같은 곳에 한학기나 더 있어야 하는 건가.
그 고생을 한학기나 더 해야 하는건가.
안그래도 성적 떨어졌는데, 대학원마저도 못가는것 아닌가.
오만가지 걱정이 태산처럼 쏟아지더랬다.
그래 내 이날을 잊지 않으마,
그정도로 공부했던거는 부족했던거냐. 두고봐라.
내 앞으로 아주 공부에 뼈를 묻어주마.
다짐했다.
빌고 또 빌고 또 빌고. 졸업만 시켜주세요. 빌고 또 빌고.
그리고 끝내 F를 취소하겠다는 교수의 메일.
아,,,, 살았다.
근데 아직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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